중학교 3학년 때 가요로는 처음으로 이승환 3집을 샀다. 같은반에 누나가 있는 조숙한 친구가 추천해주었다. 왠지 이승환 노래를 들으면 내가 어른이 된 것 같았다. 사랑에 대해, 소중한 것에 대해, 꿈에 대해 이야기 노래했거든. 이승환 3집의 Radio Heaven을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다. 아마 노래를 정말 열심히 들으신 분들은 아마 아실 거다. 이 노래가 끝나고 어떤 노래가 나올지 미리 아는 기분에 대해.
Radio Heaven
나 어릴때 작은 형 방에 있던 트랜지스터 라디오 온 집안의 보물 같았죠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비틀즈 노래가 내 마음을 사로 잡았죠
칼라 TV와 비디오에 시선 모아져 가도 변함없는 내 친구 Radio Heaven!
누구나 찾을 수 있죠 (하지만) 추억이 되어버리면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그곳은 Radio Heaven!
우리만의 세상이 있죠 어른들은 모르는 환상의 나라
나 이제는 침대 머리맡 한 귀퉁이에 근사한 전축도 갖고 있지만
언제부터 느낄 수 없는 그런 셀레임 어느새 어른이 되어가는지
고등학교 때는 쉬는시간에 친구들이랑 놀지 않고 그냥 혼자 워크맨 듣고 그랬다. 아일랜드의 엔야나, 크랜베리스 듣는것이 좋았다. 홍콩의 왕정문이나 마이라 칼라스, 사라 브라이트만도 들었다. 왠지 가요만 들으면 안되고 다양하게 들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많았다. 안드레아 보첼리와 사라 브라이트만의 Time to Say Goodbye를 처음 듣고 감동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바의 베스트 앨범과 카펜터스의 베스트 앨범을 들었다. 곧 아바와 카펜터스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아바의 Happy New Year, Thank you for the music, I am just a girl을 좋아했는데, 1월 1일이 내 생일이어서 Happy New Year는 아바가 나에게 불러주는 생일축하곡이라고 생각했다.
그시절 즐겨 들었던 Carpenters 의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 뮤직 비디오를 링크해 본다. 도입부의 외계 생명체와의 라디오 교신이 인상적인 뮤직비디오다.